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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칼럼> 한국의 여성교육, 이대로 좋은가?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11. 26. 23:13
<칼럼> 한국의 여성교육, 이대로 좋은가?
심천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06/11/20 12:46)

중 고등학교는 남학교, 여학교 및 남녀공학 학교가 있지만, 왜 그렇게 되었는지? 교육효과는 어느편이 얼마만큼 더 좋은지? 나쁜지?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별로 접해 보지 못했다.

커리큐럼 면에서만 보면, 현행과 같이 남학교와 여학교의 구별이 없는 상태에서는 굳이 남녀 학교를 따로 둘 필요가 없이 모두 남녀공학으로 해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나 정서적인 면에서 보면, 좀 더 신중히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있는 것 같다. 이성(異性)에 대한 호기심이 절정에 이른 한창의 사춘기 때 각자 순수함을 간직하는 것이 좋으냐? 아니면, 이성간 자유로운 교제로, 스스로 터득하고 정화되도록 하는 것이 좋으냐? 하는 문제다. 미국에는 거의 다 남녀 공학이다. 게다가 엔간한 고등학교에는 탁아소까지 마련되어 있는 곳도 있다. 미혼모가 된 학생들을 배려한 것이다. 스스로 터득하고 정화되기까지 그 부작용이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뿐만 아니라, 사춘기 때의 남녀공학은 이혼율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여자가 남자보다 정신연령이 빠르게 성숙되기 때문에 같은 연령의 남자를 만만하게, 심지어는 우습게도 보는 경향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신연령의 성숙도가 서로 다른 집단을 함께 교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데 있다.

어느 정도 이성(理性)을 갖춘 연령이 된 대학에서의 남녀공학은 너무나 자연스런 것이다. 오히려 ‘여자대학’이 따로 있는 것이 이상하다. 교과과정(curriculum)도 남녀공학과 다른점이 전혀 없는데 왜 ‘여자대학’이 따로 필요한 것일까?

“너, 사학과 나와서 역사에 대해 뭐 써먹는 게 있니? 정외과 나온 나도 정치나 외교하고는 아는 것도 관심도 없이 사니 원!”

“그러게! 이렇게 아이들 키우고 집안 살림하는데 정신없이 사는데, 살림하는 것에 대해서는 배운 게 하나도 없는 대학엔 왜 갔는지 몰라”

“야! 요즈음 대학 안 나오면 시집이나 제대로 갈 수 있냐? 모두 대학대학 하니까 걸음 지고 장에 따라가는 격이지 뭐!”

40대 초반 ‘아줌마’들의 대화 내용이다.

한국 여인들의 90% 이상은 모두 가정주부가 된다. 그러면서도, 중 고등학교에서나 대학에서, 여학생들에게 주부수업은 거의 받지 않는다. 여학교 가사 실습 시간에, 예를 들어 ‘햄버거 만드는 법’을 배운 적은 있지만 그것조차 다 잊어 먹었다. 현제의 가정 주부들은 거의 모두 스스로 터득해서 꾸려 나가고 있다. <푸름이 엄마>, <가은이 아빠>, <엄마학교> 등 스스로 터득하여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낸 부모들의 강연, 수기, 학원 등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여자대학’이 따로 필요하다면, 그것은 오직 가정 주부로서의 소양과 지식을 교육하는 ‘여자대학’이어야 할 것이다. 커리큐럼을 대폭 개편해야 한다는 말이다. 여타 남녀공학 대학과 커리큐럼이 거의 똑 같은 현제의 ‘여자대학’들은 <중앙대학>처럼 남녀공학으로 개편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이화여자대학교’는 ‘이수(李樹)대학교’로 개명하던지 하여 남녀공학으로 개편하고, 별도의 ‘이화여자대학’을 따로 설립하여 주부교육 위주로 교육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자 동료교수 몇 명과 학교 앞 식당에 갔다가 식사비를 서로 내겠다고 옥신각신할 때, 곁에 있던 우리학교 여학생이 동료학생 테이불을 향해 ‘나 아줌마들한테 완전 포위됐다’고 소리치는 게 아닌가! 나는 교수이자 아줌마이기 때문에 교수와 아줌마의 정체성은 나의 내부에서 전혀 분열적이지 않다. 그러나 그 여학생에게 있어서 아줌마와 교수는 같이 갈 수 없는 두개의 다른 존재다. 우리가 그녀의 학교 교수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나, 교수들한테 완전 포위됐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아줌마’는 상대에게 모욕을 받을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줌마’를 폄훼하고 있었다. 우리사회 모든 이들이 그러하듯.”

연세대 나임윤경 교수의 글이다.

우리의 여학생들은 가정에서도, 중 고등학교에서도, 심지어 대학에서도 ‘아줌마(=가정주부)’로서의 소양과 지식은 교육 받지 못한다. 평생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살 것처럼 교육 받으며 자란다. 성인이 되어 스스로 ‘아줌마’의 길을 터득한 여인은 성공적인 가정을 이루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도태되고 말 것이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1, 2 위를 오르내리는 것도 이와 같은 우리 여성교육제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 재미교포 자유기고가 심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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