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총통시대의 언론과 언론의 국민 안대 채우기 제왕적 언론으로 서민을 밟고 너도 나도 충성 경쟁
양기용 기자(기사입력: 2006/03/22
22:41)
국방부 시계는
돈다 지난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은 산상에서 취임 3주년 소감을 말하고 향후 국정운영을 언급하면서 '남은 2년도 어려울
것이다'라는 말을 곁들였다.
5년 임기에 남은 2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범한 말인데 왜 그렇게 절망으로 다가왔는지 모른다.
흔히 군대 말년 병장들의 암구호 - '거꾸로 매달아도 국방부 시계는 돈다'는 말과 맥이 통하는데 탄핵으로 분란했던 2년 전, 1년 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쉽게 내밷고 들었던 '빨리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말을 이제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먹고 살기 힘들어 국민들은
지쳤고, 들먹여봐야 먹힐 사람도 아니고, 들먹인 자신이 더 힘들고...하여간 국민들은 무척 현명하게 포기해 버린 상태다. 이쯤되니 대통령부터
국방부 시계는 돌고 있다고 생각하고 국민들도 국방부 시계는 돌고 있다는 생각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2년이 쉽지 않을
것이다'는 얘기는 만기 전역을 하겠다는 말인데 어느 곳에서건 그 말을 해석하지 않았다. 따라서 한국호의 불분명한 좌표는 쭈욱 계속될 것이다.
이 상황으로 본다면 잃었던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는 최소한 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상한 개혁 마인드를 가진 결과는
있는 자 입장에선 '우리 것 뺏어 서민 나눠준다'는 불만이 나오고, 못가진 자는 '서민은 국가에 세금 내느라 굶는다'는 소리다.
수억의 보증금을 걸고 수십만원의 월세를 내야하는 것이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인가? 선진국보다 간접세의 비중이 훨씬 높은데도 공과금
등 직접세 인상까지 동원하여 백성들을 착취하고 있지 않는가? 굶어 죽게 생겼는데 스포츠와 도박에 열광하게 만드는 것은 무슨 정책인가?
우려되는 여러가지 징후들 2년간 국민들의 눈치를 요리조리 피하는 방법으로는 얼마전 월드컴 100일 전야를
성대히 치르는 것을 시작으로 7월까지 월드컵 광풍으로 국민을 몰아가는 것이다. 이번 WBC경기는 별반 이용할 가치가 없었으나 8강 문턱에서
일본을 꺽으며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지금도 얼빵한 국민들은 4강 진입을 대단한 성적으로
여기며 모두가 잘했다, 훌륭했다,로 침이 마른다. 이는 전제주의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준결승 탈락의 치욕을 말하면 여지 없이 매국노로
몰린다. 나중에 쓰겠지만 현재 진행중인 성폭력 문제(담론)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면을 지적하거나 우리나라에서의 페미니즘 운동의 왜곡을 든다면
역시 '이상한 넘'으로 몰아가는 국민정서를 만들었다.
7월이 지나면 하반기 국회공방을 시작해서 예산안으로 올해는 갈 것이다.
내년은 대선 년도이고.. 이런 프로그램하에서 국정을 운영하기란 간단하다. 게다가 언론도 생각보다 길을 잘 들여놨다.
지난 21일
WBC 결승전이 있었던 모양이다. 정말 우리나라로서는 배아플 정도가 아니라 속 뒤집힐 일이다. 아무리 그렇다라고 하지만 정규방송에서 결승전을
중계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나친 국수주의요, (4강 환호가 아닌) 사실은 우리나라 국민성이 패배주의자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배알이 꼴리니 차라리
안보겠다는 얘기는 이미 일본이라는 나라를 무엇으로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마음 깊숙히 박혀 있는 결과이다.
그래서 (스포츠라는)
경쟁은 항상 정당하게 겨뤘을 때, 승리의 기쁨이 넘치며 패배자가 되더라도 떳떳한 것이다. 지금 일본의 승리을 외면한 우리의 야구는 4강에 들어서
잘한 것이 아니라 4강 실력이 못된다고 스스로 자인한 꼴일 뿐이다.
10시간 이상으로 야구 프로그램을 계획했던 방송사가 결승전을
중계하지 않았다. 이치로가 안타 신기록을 세웠을 때 (같은 유색인종으로) 뿌듯했던 그때 상황과는 달리 왜소한 황색인이 백인을 물리치고 우승한
경기에 기뻐할 수 없어야만 하는가.
어쩜 한국인은 눈 한개로만 타인을, 세계를 본다는 생각이 든다. 애꾸눈적인 애국심 - 이는
내것 외에는 남의 것이 없으며, 우리것 빼면 세상은 없다는 지극히 단순한 발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이면에 정권에 매수된 언론이 있고 정권은
언론과 학원의 이념을 장악하여 무서운 흉계를 꾸미고 있는 것이다. 2006년 대한민국 국민은 배가 고파서 그들의 목적을 알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지금 이 나라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맹목화하는데 완장질을 하고 있다. 재갈이 물린 언론은 국민을 잡아
눈가리개 채우기에 급급하면서...이것이 신총통시대인 것이다.
*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도 그랬지만 4강을 하니 나라가
뒤집혔다. 당시 게임 내용을 보면 이겨서 3등할 의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아래 산케이신문 인용기사는 대한민국 국가와 언론이
선동에 동원돼 순진한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준 예로 볼 수 있다.
日언론, "한국에 스포츠 애국주의 팽배" 지적하며 비꼬아
한국에서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스포츠 애국주의'가 퍼지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21일자에 보도했다.
신문은 'WBC도 한류(韓流) 과시'란 제하의 기사에서 "연일 한국 매스컴이 총동원돼 승리 소식을 알리면서
마치 세계가 한국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스포츠가 스포츠로 끝나지 않는 것이 한국의 스포츠
애국주의"라고 정의했다.
TV를 중심으로 모든 미디어가 연일 '애국'을 부추겼고, 그 결과 수만 명의 젊은이들이 서울 도심이나 각
지역 구장에서 대형화면을 보며 '국기 패션'을 몸에 감싸고 열광적 응원을 펼쳤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스포츠 애국주의'는 보수와 혁신, 좌우
이념과 무관하게 "좌파 언론인 한겨레신문마저 사설을 통해 대회 결과에 흥분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국 언론들이 WBC를
'World Best Corea'(세계 최고 대한민국)로 해석하거나,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애국 전사'로 표현한 점도 이같은 맥락과
닿아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또 "한국 스포츠는 국가와 국민을 짊어지고 외국과 싸울 때 집중력이 강해져 더욱 힘을 발휘한다"며
"특히 상대가 일본이라면 민족적 대항 심리로 그 힘이 한층 커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문은 "모든 매체에서 연일 이어진 '이겼다' '이겼다'
식의 보도에 외국인들은 사실 조금 지쳤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