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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칼럼> '너희'가 '우리'가? - 철마는 달리고 싶지 않다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11. 6. 01:06
<칼럼> '너희'가 '우리'가? - 철마는 달리고 싶지 않다
조선반도의 통일은 화친으로는 한계가 확인돼
양기용 기자 (기사입력: 2006/10/20 15:08)

2006년 10월 중순에 있은 두가지의 한반도 관련한 사건은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하나는 노무현 정부에 꼬리표로 붙어 다니는 외교정책 실패를 일소라도 하듯 한국인 최초로 반기문 장관의 유엔사무총장 피선이요, 또 하나는 노무현 정부의 총체적 외교정책 실패를 행위로 보여준 북한의 핵실험이다.

둘 다 만장일치

지금 북핵 보유와 관련해 한반도 주변 상황이 초긴장 상태다. 단기적으로 주변국들의 행동이 어찌될 것이며 미래가 어떻게 변할 것이다,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들은 가설에 불과해 북한이 우리의 동포인가 적인가를 놓고 실갱이를 벌인 민초들의 결론을 벗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필자는 휴전 60년이 지난 지금을 변증법적인 역사로 볼 때 통일이 가까운 것보다 분단을 위한 시간의 연속선상일 수 있다는 논조를 피력한 바 있다. 한 나라가 생물처럼 통일되고 건국되며 분열되어 국가의 경계가 마무리되고 또 합일점을 찾을 때까지 수 십에서 수 백 년이 걸린다는 것을 우리는 세계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따라서 이 시기가 통일에 근접한 시기인지 분열로 가는 시기인지는 아무도 결론을 끌어낼 수 없지만 '한반도도 핵을 가졌다'는 우월적인 지위를 보인 한 남북한 통일은 갈수록 까마득하다.

대지와 토지

최근 BBC가 제작한 북한 다큐물 1시간 짜리를 보면 북한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동포로 생각하기에는 너무 무섭고 섬뜩한 면이 있다. 그들이 21세기에도 생각하는 남한은 '미국이 강점해서 동족이 신음하고 있다. 남한을 폭싹 망하게 해서라도 미제국주의를 몰아내야 한다'는 내용이다.

신라의 3국 통일이 대동강에서 원산만 이남에 이르지 못했지만 한반도의 최초의 통일이라는 역사적 의의를 그 싯점에 부여했다. 이후 고구려인의 활동 무대가 현재의 중국과 러시아 등지였으며 현재의 국경이 정해진 조선초까지 한반도=한민족이라는 등식은 성립되지 않았다.

한반도의 불행은 역사적으로 그러한 불완전한 통일에서 기인한다. 대동강에서 원산만 이북 지역의 역사를 기술함에 있어서 그 지역에서 중국왕조의 출몰을 빼놓을 수 없기에 현재 문제되고 있는 중국의 동북공정이 그들 자국 사관으로 기술한 사기(史記)라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통일로부터 멀어져 가는 분위기와 중국의 행위를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이라는 South Korea의 선택은 한가지 뿐이며 통일로 가기 위해 유일한 방법을 지금 깊이 논의해야 할 때다.

펄벅의 '대지'라는 소설이 중국을 무대로 써졌다는 것이 새삼 떠오른다. 세계 특히 중국의 역사는 땅의 역사다. 현재 그들은 '중화'라는 이름하에 주변국을 그들 역사로 편입시키는 정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궤에 맞춰 미국의 한반도 정책 시나리오 중의 하나는 현재의 북한을 중국과 양분한다는 것이다([CNBNEWS] 2006년 10월 08일 자).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신라의 삼국통일 양상이 재현되고 중국의 동북공정의 야욕도 충족되는 것이다.

지금 화평주의자의 통일방식은 잘해야 신라통일의 재판일 뿐이다. 근현대를 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한독립을 외치다가 남북통일을 외치다가 한 평생이 허망하게 가버리는 이런 상황을 후세가 더 이상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한 때 같은 나라(이민족)였지만 양 국이 핵을 보유함으로써 걸어가는 길이 어찌 남의 나라 일만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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