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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칼럼> 자유의 사도인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 교수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11. 30. 21:04
<칼럼> 자유의 사도인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먼 교수
심천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06/11/27 09:51)

프리드먼 교수는 경제학에 관한 한 시카고대학교를 세계 초 일류급으로 키운 인물이다. 1968년 노벨 경제학상이 제정된 이래, 지난 40년 동안 그가 이끈 시카고대학교 경제학자들이 10여명이나 이 상을 받았다. 거의 1/3이나 휩쓴 것이다.

프리드먼은 가난한 유대계 체코 이민 1.5세다. 식당 웨이터를 하며 고학을 한 그는 이제 20세기 최고의 경제학자 중 한 사람으로 인정 받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1950, 60년대를 전후하여, 정부가 경제발전을 위해 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이론이 통념으로 굳어져 있던 시절, 그는, 왜 정부의 시장개입이 부작용만 초래하게 되는지, 그리고 왜 경제를 오히려 해치게 되는지에 대하여 방대한 자료와 함께 빈틈없는 논리를 제시했었다. 이와 같은, 당시로서는, 이단적 이론으로 오랫동안 학계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그의 예측대로, 1970년대 들어 고 실업과 인플레가 함께 닥친 스테그프레이션이 발생하면서, 그의 위상은 하루 아침에 달라졌다.

1980년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 고문역을 맡으면서, 그의 ‘작은 정부 이론’은 실제 정책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80년대의 긴 호황은 상당부분 그의 경제이론에 힘입은 바 크다. 크린턴 대통령도 퇴임 직전 마지막 국정 연설에서 “큰 정부의 시대는 갔다”며 프리드먼의 손을 들어 줬다.

그는 19세기부터 20세기 미국 경제사를 다룬 8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미국 통화사>를 통해, 통화량이 인플레를 결정하며 대공황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연방중앙은행이 통화량 조절에 실패해 발생한 ‘정부의 실패’임을 밝히는 등 학문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그는 또 뉴스위크 칼럼니스트로서, 그리고 PBS TV 특강 ‘선택의 자유’(Free to Choose) 등을 통해, 어려운 경제이론을 일반에게 쉽게 설명하는 등 남다른 재능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의 이론이 실린 책들은, 서방은 물론,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동구권까지 밀반입돼 1989년 이후 이들이 자유시장경제를 건설하게 되는 초석이 되었다.

그는 경제학자이지만, 그의 관심은 사회 전 분야에 미쳤다. 그는 엘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함께, 개인의 자유의사가 아닌 공권력에 의한 병역의무 부과를 반대하고 지원병제로 바꿀 것을 주장해 이를 실현시켰다.

그는 또, 미국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는 것임을 일찍이 파악하고 50여년 전부터 이를 주창했었다. 학생과 학부모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갈 수 있는 미국 대학은 전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인데, 자기가 사는 집 근처 학교에 강제로 가야 하는 중 고등 교육은 엉망이라고 주장했고 이제는 모두가 이를 옳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는 모든 자유가 끊을 수 없는 고리로 연결돼 있으며 어떤 한 분야의 자유에 관한 공격은 다른 모든 자유에 대한 공격임을 간파하고 있었다. 지난 한 세기동안, 그만큼 자유의 확산을 위해 치열하게 싸운 지식인도 드물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 16일 94세를 일기로 이 세상을 하직했다. 마거릿 대처와 조지 W. 부시, 아놀드 슈워제네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정치인들이 그에게 진 지적 빚을 인정하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삼가 그의 명복을 빈다.

‘모든 권력자는 오래 전에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라던 케인즈의 말이 떠 오른다. 정치를 하고 저 하는 자는 마땅히 경국제민(經國濟民) 즉 경제를 모르고는 할 수 없다. 부동산 문제, 경기침체 등 경제문제, 교육문제, 남남갈등, 부정, 비리 등등 한국사회 전체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노무현 정권을 보면서 프리드먼의 자유정신이 더욱 새로워진다.

▣ 재미교포 자유기고가 심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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