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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기획칼럼] 수도서울과 오세훈 시장의 역할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11. 30. 21:16
[기획칼럼] 수도서울과 오세훈 시장의 역할
미래의 후손들에게 수도서울을 물려주는데 흠이 되지 않는 시장이 되기를...
문회식 기자 (기사입력: 2006/11/29 13:41)

△ 남산에서 본 서울도심 -서울포스트-

시민과 도시, 건축분야 전문가들은 지켜보고 있다

5.31 지방 선거가 끝나고 6개월이 지난 이제 선거 공약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일이 우리에게 남겨졌다. 정치인들이 청계천 효과를 경험한 덕분으로 유권자들을 사로잡기위해 그 어느 때 보다 도시, 건축 분야에 관심을 두고 정책개발에 몰두하였다.

그 결과 도시, 건축분야 관련 문제와 공약들이 확대되어 클로즈업되는 선거전 이었지만 이제 그 공약들이 어떻게 이행되고 다듬어져 집행될 것인가에 시민과 도시, 건축분야 관계자들은 모두 지켜보고 있다.
강남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보상차원이나 유권자의 표심을 쫒아서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 하는 개발사업 들로 이어지고, 자연과 환경이 소홀이 다루어지고, 역사와 문화의 가치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개발사업 들로 이어진다면 안 될 일이다.

△ 종로와 종로타워 -서울포스트-
누구를 위한 개발이어야 한가.

이명박 以前 시장이 청계고가를 헐어내고 그 자리에 물을 흘러 보내는 과감한 추진력으로 주변의 많은 박수와 평가를 받고 물러나면서 오세훈 시장 역시 강북을 강남의 확장된 이미지로 개선시키려는 여러 공약들을 내놓았다.

전임 시장이 복원한 청계천은 개발시대에 그동안 소홀하게 다루어진 환경과 자연을 회복시키는 차원에서 그 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투입된 자금의 효율성이나 적합성의 논란은 논외로 하고 그 청계천의 물 줄기를 우리 시민에게 돌려주었다는 것은 바로 그 사업이 누구를 위한 개발이어야 하는 것인가를 시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어느 후보 보다 도시, 건축분야의 공약이 많았던 오세훈 시장에게 기대해 보며 또 다른 역사를 기다리고 있다.

공약들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의 선거공약 중에서 도시, 건축분야 항목들을 살펴보면 <강북도심을 서울의 새얼굴로 만들기> <균형발전으로 강남북이 열린 서울 만들기>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서울 만들기> <서민주택 공급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10만호 건설> 그리고 <한강, 공원, 학교를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제공>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오시장이 도심 부활 프로젝트에서 제시한 청계천 남북간 4대축 거점지역 특성화 프로젝트는 거점별 테마거리 조성사업이나 이벤트성 홍보 전략일환으로 사업이 진행되어서는 안된다.

2년전 서울시 김병린 전 도시국장이 한국 도시계획 기술사회에서“서울 4대문안 초고층을 막아야”라는 글로 서울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2년이 지난 요 몇 달 동안 4대문안의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이 우후죽순으로 계획되고 완공되는 상황에 있다.

오래된 역사를 지닌 건축물들과 유적지 주변에 너무나 당당하고 권위적으로 민간 건축물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강남북 균형발전”에서 뉴타운 사업과 균형발전 촉진지구 사업으로 구분하여 도시를 발전시키고자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뉴타운 개발중 강북지역 도심형은 서울시가 각 구(區)단위의 마스터플랜이 만들어 지지 않은 상태에서 역세권 중심으로 촉진지구를 지정하였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예상된다.

이를태면 균형발전 촉진지구로 지정되지 않는 주변의 건축물이 대부분 15M높이의 건물 군(群)으로 이루어진 반면 촉진지구 건축물들이 150M에서 180M높이의 초고층으로 계획되고 있다면 도시 스카이라인이 너무도 기형적이라고 이명주 명지대 건축과 교수는 “건축과 사회”가을호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 경북궁 복원도 중요하고 세종로 일대의 광화문 앞 광장도 새롭게 정비하여 그 잃어버린 도시 축을 되찾는 작업도 중요하다. 선거공약으로 내건 강북도심의 재개발 역시 중요한 사항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시대에 또 다시 반복되는 역사로 헐어야 할 고가를 세우는 개발은 없어야 되겠기에 참으로 신중하게 종합적인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능한 도시,건축 전문가들을 활용하라

시장 당선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벤트성 공약은 없었는지 각종 공약들 간 상충된 점들 즉 개발과 복원 사이의 문제점들, 전임자의 기존 계획과 오시장의 공약들 간의 사업의 연계성과 일관성 등, 개발논리와 환경우선논리 사이에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도 많다.

여기에는 반드시 유능한 도시,건축 전문가들로 하여금 깊이있는 점검으로 정책의 적합성과 당위성을 확보하여 사업에 임해야 할 것이다.
△ 청운동에서 본 경복궁과 서울도심 -서울포스트-


미래의 후손들에게 수도 서울을 물려주는데 흠이 되지 않는 시장이 되기를...

서울 600년의 역사와 문화, 강(江) 과 산(山)을 모두 우리 시민에게 돌려주는 개발, 서울 어느 곳 에서건 고개만 살짝 내밀어도 산과 강이 보이는 환경으로, 가능한 자연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개발 이어야 하지 않을까.

집단이기와 개발이익에 이끌리지 않는 정책으로 미래의 후손들에게 수도서울을 물려주는데 흠이 되지 않는 시장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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