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C [서울포스트뉴스] <시론>이명박, 셀러리맨의 신화 그리고 황제테니스!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3. 23. 12:30 <시론>이명박, 셀러리맨의 신화 그리고 황제테니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 껍질을 벗겨라 양재헌 기자 (기사입력: 2006/03/21 16:40) ‘CEO형 대통령’ 이명박서울시장의 화두이다. 이명박서울시장은 보잘 것 없는 촌부의 자식으로 태어나 셀러리맨의 신화를 창조했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시장은 대학에 다닐 때에도 스스로가 학비를 벌기 위해서 온갖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1960년대 6.3투쟁 학생운동대열에 주도적으로 가담하였는가하면, 30대 중반의 나이로 현대건설 사장에 취임하는 초고속 승진을 함으로써 가히 세상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화제의 인물이다. 서울시장 재임중에도 대중버스 교통체계를 바꾸고, 청계천 복원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어 일과 추진력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불도저와 같은 정열을 가지고 끊임없이 화제를 생산하고 있다. 바로 그 이명박시장이 이해찬 전총리의 황제골프에 이어 황제테니스를 쳤다해서 장안이 온통 시끌벅적하다. 이시장은 미국순방중에 급거 귀국을 하여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을 하고는 있으나,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2003. 4월부터 2005년 12월말까지의 테니스장 사용료를 내지 않다가 최근에야 사용료로 600만원을 납부했다고 했지만, 관리주체인 (사)한국체육진흥회에 따르면 그것은 2005년 하반기에 사용한 사용료라고 밝히고 있다. 2003. 4월부터 2004년 8월까지는 이시장과 같이 테니스를 쳤던 테니스 선수출신 모인사가 대신 납부를 했고, 2005년 상반기 사용료는 서울시 테니스협회 최용기회장이 대납을 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이다. 선수출신 인사와 테니스를 쳤다면 이시장이 오히려 레슨비를 지급해야 할텐데 오히려 같이 놀아주고 2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테니스장 사용료까지 대납을 했다면 누가 보더라도 뇌물수수가 아니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임에 틀림이 없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고서야 자신이 봉사해주고 돈까지 내주는 얼간이는 없을터니까 말이다. 더욱이, 이시장이 주말을 이용하여 운동한 회수가 51회라고 하는데 토,일요일이 2년반중 260회 가량 된다고 보면 근 1/5에 해당하는 기간을 이시장이 사용한 셈이 되어 특혜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주말에는 이시장이 언제라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일반인의 사용을 전적으로 배제한다는 내용의 진흥회 공문까지 있었다고 하니 특혜도 보통특혜가 아닌 것이다. 이시장은 대권의 야망을 가시화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정치도 이제 돈있는 사람이 해야 되는 시대라고 곧잘 주장을 해왔고, 이번 미국 순방길에서도 이와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돌아온 사람이다. 국민이 돈을 죄악시하는 것에 대한 염려가 섞인 발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지도층 인사들의 무감각한 ‘오블리스 노블리제’로 인하여 아직도 이곳 저곳에서 틈만나면 터져나오는 것이 정경유착의 전형이다. 그러하니 국민들이 돈있는 자들을 사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나라의 졸부들이 국민들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이유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이시장이 스스로 돈있다는 것을 과시하면서 이렇듯 구린내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대납을 한 모인사가 경제계인사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특히, 시민의 공간으로 만들어 놓은 운동시설을 시장이 오히려 사유물처럼 독점하다시피 해서 시민들의 사용권을 철저히 배격하고 있다는 것은 열린 민주주의 시대에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 처사다. 이는 과거 군사독재정권 시절에서나 가능한 일이 아닌가? 그 당시의 특권문화와 특혜의식이 이시장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어 타성이 되어버렸다면 이것은 보통 문제가 아닌 것이다. 제1야당의 차기대권후보로서 유력한 이 시장이기 때문에 국가 최고지도자에 걸맞는 도덕성과 공평한 정책집행의 정당성, 그리고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기회가 투명하게 보장되는 원칙성을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서 지켜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좀더, 명확한 사실이 밝혀져야 하겠지만,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봐서는 선수출신 모인사 및 최용기회장의 사용료 대납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드러나는 것 같다. 특혜시비 또한 일반시민의 주말이용 접근을 배제한다는 진흥회의 공문이 들어난 것으로 볼 때 황제테니스 구설수를 부인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언행과는 다르게 이시장 또한 속칭,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겉과 속이 다른 이중성을 즐겨온 것이다. 그 위선의 껍질을 확실히 벗겨보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 항상 많은 재산을 가지고서도 자신감 넘치게 행동을 한 이시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이시장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셀러리맨의 신화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그간 시원시원하고 명쾌한 행보를 보여온 이시장은 이번 황제테니스 사건에 대해서도 그 명성에 걸맞게 진상을 밝히고, 국민에게 솔직담백하게 사죄를 고한 후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면, 사건내용으로 볼 때 재기불능상태로 치달을 만큼 심각한 사건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일단 사건이 터지면 거짓말과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결국 벼랑끝에 서서 초라하게 시인을 하는 정치권 인사들의 비굴한 행태가 또 반복 된다면, 오히려 그 거짓말이 부메랑이 되어서 재기불능의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시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 시사평론가 양 재 헌 ● 양재헌 기자의 서울포스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