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스트C [서울포스트] <시론>황우석과 진실없는 진실찾기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4. 30. 16:25 <시론>황우석과 진실없는 진실찾기 황 지지세력 이탈, '빠'들이 장악한 제2의 사기극에 제동 양기용 기자 (기사입력: 2006/04/29 22:00) '황우석 지지 국민연대'가 28일 사과문을 발표하고 황우석 지지를 전격 철회했다. 이 단체의 철회의 변은 '황 교수 행각의 실체를 파악했으며, 그 결과 황 교수의 행위가 상상을 초월하는 논문 조작의 수준을 넘은 과학적 사기였고, 처음부터 애국자 황우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내용이다. 더불어 '황 박사와 섀튼의 합작 사기극'의 정황까지 설명했다. 사태가 이쯤되면 그간 국가적 차원에서 다뤄졌던 논란은 '진실없는 진실찾기'일 뿐, 아무 것도 밝혀질 수 없으며 애초 이 사안은 쌍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밖에 없는 논쟁꺼리였다는 것을 증명한다. 기념비적인 21C 국가사업이 일 개인의 립서비스에 놀아났다. 그나마 다행이다. 제1의 사기극이 국가 지원을 엎고 황우석 본인에 의한 국민 기만 행위였다면 제2의 사기를 꾸민 노빠들의 의도가 드러 나면서 이제 황빠들은 노빠들과 함께 사라져야 할 때가 되었음은 물론, 일정부분 진실성과 줄기세포에 관한 가능성을 가지고 연구는 계속되어야 할 의무를 지워 놓고 이전까지의 극렬했던 외침보다는 차분한 국가 자산을 재점검해야 할 때가 도래한 것 같다. 서울포스트는 처음부터 객관성에 무게를 두고 진실게임을 지켜 보았다. '줄기세포'를 모르면 대한민국 사람이 아닐 정도로 과학적 상식확장에 기여한 황 박사 건은 애초 인간생명에 바벨탑을 쌓는 행위로 간주, 하나의 발견 정도로 접근했다. 그러하였기에 만인의 영웅을 한 명의 인간으로 보았으며, 만인의 사기꾼이 될 때도 한 명의 인간에 불과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황 박사의 가능성을 순수한 열정으로 지지하는 모임을 우호적인 시선으로 보았고, 살을 에이는 1월 광화문 거리의 모임에서 초롱초롱 빛나는 어린 아이의 눈을 마주한 순간, 그리고 장애인들의 뜨거운 가슴을 느낄 때면 그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러나 겨울이 물러가면서 황우석 지지 모임은 방향을 선회했다. 제1기 주도층의 자해소동과 음모론이 대두되면서 대 MBC 투쟁을 마감하고 KBS와의 새로운 논쟁을 야기하기 시작했다. 특정 웹진이 주도한 모임 운영과 시위현장에서의 행위는 일탈 그 자체였다. 그들의 순수성이 폐륜으로 매도되는 순간이었다. 이번 '황지국'의 황 박사 지지철회로 반격에 들어간 스탠스가 또 다른 흑백주의를 보는 것같아 씁쓸하지만 가짜 예수소동으로 어수선했던 이 사회의 논쟁을 불식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음을 기대해 본다. 인류를 구원하는 일은 기름기 좔좔 흐르는 욕망이 아닌, 피나는 고행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 양기용 기자의 서울포스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