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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기사-고마운 정독도서관의 이동도서관

seoulpost서울포스트 2008. 10. 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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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정독도서관의 이동도서관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봉사 행정의 본보기
 김선태 대기자 (발행일: 2008/10/21 02:43:57)

우리 주변에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없어서 독서를 하고자 하여도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봉사행정이 바로 이동도서관이다. 사실 도서관에 가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도서관 현실이 아직은 많아 부족하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서 직접 찾아가는 도서관을 운영하게 된 것이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집단단지 같은 곳은 가기만하면 상당히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아파트 단지 등은 방송을 통해서 직접 홍보가 되기도 하고 안내가 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행정적인 지원이 이루어진 것은 대단히 고맙고 반가운 일이다.

정독도서관 이동도서관 방문

그런데 이런 행정적인 지원이 조금은 실적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어서 조금 아쉽고 섭섭하다. 물론 아파트단지 같은 곳이 독서 인구도 많고 이용하게 안내하기도 쉽기는 하지만, 사실은 그런 곳보다도 더 많이 찾아가야 할 곳은 낡은 주택이 밀집 되어 있는 영세민 골목길일 것이다. 아직도 문맹인 분들이 살고 있는 곳이 이런 곳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러기에 더 많은 지원을 하고 더 많이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묻지 않아도 분명한 일이다.

이동도서관의 차에는 분명히 안내 방송을 할 수 있는 방송 시설이 되어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동에 골목길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나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적당한 장소에 자리를 잡고 있으면 그만큼 현장에 다가가는 일이 되지 않겠는가? 물론 이런 곳들도 찾아다니고 있는 줄은 알지만 아파트 단지 보다도 더 정성을 기우려 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사실 나는 작가활동을 하고 있는 현직 아동문학가이다. 그래서 집안에 가득한 책들 때문이 이사할 때는 책이 반이라는 소리를 듣곤 하지만, 그래도 읽어야 할 책은 많고 읽고 싶은 책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동도서관의 애용자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어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책을 읽던 사람이기에 더 많은 책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내 나이 6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아직도 매월 10여권에 가까운 책을 읽게 된다. 물론 젊은 시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숨에 독파하는 그런 일을 그리 많지 않지만, 아직도 읽고 또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 책을 읽으면서 중요 부분만 발췌해서 읽기도 하고 어떤 책은 단 한 부분을 읽기 위해서 대여를 받기도 한다. 어쨌든 이렇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해준 정독도서관이 한 없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2주 만에 한 번씩 방문을 하는 이동도서관의 책을 찾아 읽는 재미는 이것 또한 한 가지 삶의 활력소가 되어 주고 있다.

책을 고르는 독자들

오늘 이동도서관 차가 도착하자마자 달려가서 책을 반환하고 다시 읽을 책을 고르다가 한 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유치원 다닐 정도의 어린이 두 명이 책 한권을 가지고 서로 자기가 빌리겠다고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에 관한 책이었는데 서로 자기가 빌리겠다고 책을 붙잡고 늘어져서 소리를 지르고 땅바닥에서 구르면서 서로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때를 쓰는 것은 안 될 일이지만 서로 책을 읽겠다고 다투는 것이니 어쩜 참으로 보기 좋은 일이기도 하였다. 다행이 도서관 아저씨가 책을 가지고 정리를 해주어서 조용해지고 대신이 책을 못 가진 아이에게
“아저씨가 다른 공룡 책을 찾아 줄 테니까 이리로 와.”
하고 따로 떼어 놓아서 조용하게 처리가 되었고 마침 어떤 책을 주었는지 말썽 없이 책을 들고 잔디밭에 가서 들여다보면서 정답게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보면 이동도서관이 참 큰 일을 하고 있구나 싶었다. 저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 주고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좌우로 열려 있는 서가와 책고르는 독자분

힘들게 이곳저곳을 찾아다니시는 정독도서관의 이동도서관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 많은 곳을 찾아가는 이동도서관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김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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