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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포토에세이> UFO 유에프오 와 겨울 여인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12. 6. 10:28
<포토에세이> UFO 유에프오 와 겨울 여인
양기용 기자 (기사입력: 2006/12/06 01:16)

지난 주 춘천이라는 낯선 곳에 갈 기회가 있었다.


물의 도시가 산악을 연상하는 강원도 지형의 한복판에 엄연히 존재한 것도 아이러니한 일이다. 중도라는 곳은 유명 유원지라고 한다. 하지만 계절이 계절인지라 멀리서도 팬션이 훤히 보일 정도로 겨울은 가까이 와 있었다.

D리조트에서 행사 대기중 놀고 있는 카메라를 내밀어 보았다. 11월29일 14시쯤. 온통 푸른 빛만 가득한 청명한 하늘이었는데 카메라에는 이상한 구름들이 찍혀 있었다. 솜사탕이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하고 UFO같기도 하고...암튼 재미난 현상이다.



행사가 끝나고 강바람이라도 쐬고 싶어서 뒷문으로 나갔다. 날쌘 바람이 머리를 휙 걷을 정도로 불어 닥쳤다. 아..그런데 끔쩍 않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이 있더그만. 땅거미가 어스름한 초저녁에 본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답던지 주위 몇바퀴를 빙빙 돌아 보았다.

때로는 게슴츠레, 때로는 째려보기나 하듯, 때론 지긋이 감고 셔터를 팡팡 눌렀는데 맨나중에는 프래쉬까지 터져 버리고 말았다.


'열중 차렸!'하고 있는 고혹 덩어리. 작가가 누군지 알려고 하지는 않했지만 통통한 표현력이 내 취향과 흡사하겠다.

차에 오르면서 여인이 그 자리에서 버틴 세월을 생각해 보았다. 비를 맞고, 눈을 맞고, 봄 가을 수 년 동안..앞으로도 10년 100년을 그 자리에 서 있을지 모른다. 찬 겨울을 지내기가 곤혹스러울텐데...코트라도 벗어 주고 왔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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