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노 대통령은 '한국사회는 말귀가 서로 막혀 있다'고 했다. 사실이지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는 더 얇은 냄비가 돼서 아침에 들끓은 여론은 오후가 되면 잠잠해 진다. 그런가 하면 이념적인 성향은 중도가 사라지고 좌우로 더 쏠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입만 열려 있어 '열린사회'요, 귀가 닫혀 있어서 '막힌사회'다.
홍해 갈라지듯 이념이 뚜렷이 갈리는 것은 분단 현실이 그것을 증명하기에 베트남처럼 무력적인 적화통일이 된다면 어느 한 쪽은 일소되어야 하는 무시무시한 과제도 안고있다. (대한민국은 보트피플도 발생될 수 없는 지형임을 알라.)
이처럼 이념적인 쏠림은 중도의 슬림화나 공동화 현상을 수반하고 있다. 중도세력 결집이 결코 쉽지 않음은 이렇게 말 귀가 서로 막혀 있는 현실 때문이다. 모아 놓으면 서로의 공통점을 찾기보다는 다른점을 더 많이 들어 대화가 진행되다가도 한 꺼풀만 벗기면 소통이 단절되기 쉽상이며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기보다 그것들을 배격하는 태도는 결국 동질이라는 집합에서도 구성인자는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어 하나의 파문에 산산히 부서질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경북 합천에 전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일해공원'이 설립되는 모양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 상에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이참에 도요토미 히데요시 공원도 만드시죠~~", "29만원짜리 살인공원"..부터 "공원 지정 환영합니다" 등등의 찬반이 뜨겁다. 민노당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광주학살과 민주주의를 왜곡한 독재자를 찬양하고 미화하는 합천군의 망동'을 비난했으며,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신년에 찾아가 큰 절은 했다고 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국의 왕을 배출한 고장은 남다른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연이나 학연이 다 그런 속성이고 보면 합천지방의 백성이 전 전 대통령의 죄과를 뒤집어 쓸 필요가 없는 일이자 외부 비난자들과 합세하여 고장의 인물을 매도할 일이 아니다. 구미 상모동이 그렇고 신안 하의도가 그렇고 김해 봉하마을이 그럴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공약한 박정희 기념공원 건립이 무산된 것은 한 이불 밑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최근 노 대통령은 이제야 '대통령을 끝까지 하겠다'고 천명했다. 그 말로 우리들에게는 지금까지 국민을 조롱했던 비굴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남을 것이다. 하루가 남더라도 탄핵이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필자로서도 유감천만이지만, 하겠다는 대통령 누가 말리지 않는다. 기왕 하겠다고 집권 5년만에 처음이자 공식적으로 솔직히 고백한 이상 차기에 누가 집권하면 자기 일신이 안녕하겠느냐 계산하지 말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누가 되어야 하는가에 염두한 집권말의 행보이기 바란다.
현재 사회문제와 경제는 10년 안에 좋아질 일이 없기에 국민은 당장은 경제를 목전에 두고 선택할 것 같으나, 결국엔 바르고 편한하고 따뜻한 사람을 택할 것이다. 돈으로 집은 장만할 수 있으나 편안함까지 살 수는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지금 정치적인 냄새가 진한 웹에서의 목소리는 중도는 없고 좌우 빨갱이들만 끼리끼리 바글바글대고 있다. 그렇기에 나 역시 어느 위치에 가서든 빨갱이일 수 밖에 없다. 2007년 우리에게는 '된다 안된다'를 떠나 나부터 각자의 마음속의 적개심과 분노를 먼저 털어내야 할 일이다. 이것이 내가 살고 나와 함께사는 세상의 이치인지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