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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시론>방위군과 된장녀의 속궁합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8. 27. 16:08
<시론>방위군과 된장녀의 속궁합
관전 포인트 : 거리녀 사진과 방위병 포즈
양기용 기자 (기사입력: 2006/08/27 02:05)

문화적 빈곤과 허상

△ 넷에 떠도는 거리녀. 김중배의 가짜 다이아반지를 보고 있는 포즈같다. -서울포스트-
된장녀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떨녀, 개똥녀, 청소녀, 거리녀, 동대문녀, 환장녀..어떤 명사에건 계집 女자만 갖다 붙이면 신조어가 되고 그것이 사회의 한 주류를 이루는 화두의 가운데 서게 된다.

나는 된장이라는 음식을 가지고 노는 이 문화에 전혀 동조할 수 없었지만 하도 여기저기 떠벌려서 이제는 우리들의 빈곤한 의식과 광대문화의 표상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도 든다.


사회학자들은 페미니즘 속에서 '젠다'라는 개념을 도입해서 해석한다. 하지만 허영에 들 뜬 여성으로 대변된 이 된장녀가 결코 건전한 남성들의 조어가 아닌, 마초증후군의 일종으로 솔직히 주목하자.

이러한 언어를 생산하는 남성 계층은 보수적이면서 질투심과 열등감 등이 여러 조합을 이뤄 나타난 현상으로 대부분의 식견자들은 평가한다(문제점 추가 : 20대 직장 여성 45%가 스스로 된장녀라고 생각한다 함. -뉴스 통계-). 그러나 학자들의 분석에 쉽게 공감할 수 없다. 오히려 그들은 진보적이며 투쟁적이거나 공격적인 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이 의미상 말한 진짜 된장녀들은 신데렐라가 되어서는 안되며 자기들과 같은 부류에 어울려야 마땅하다는 주장이 복선으로 깔려 있다. 기원이 넷상인 것으로 보아 이런 부류의 언어를 만들어 내는 층은 정치적인 선동이나 악풀, 야동 등에 재미를 느끼는 사이버펑크족일 가능성이 크며, 그들의 특징은 세수는 며칠씩 안하고 모니터를 쳐다보며 부른 라면을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들 시야에 날개를 달고 날아가는 된장녀를 보면서 울화통이 치밀어도 이만 저만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노현정 아나운서와 재벌가 손자와의 혼인을 두고 '된장녀의 우상'으로 몰고 갔다.

방위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예비군 복장과 흡사한 방위병. 이처럼 정체가 모호해 김일성이 가장 두려워했다는 설이 있다. -서울포스트-
그래도 된장녀들은 씻고 닦고 치장하며 폼이라도 잡을려고 노력이라도 한다. 비록 김밥 한 줄로 떼우고 언제 스테이크 썰었다고 자랑하며,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금방 콜럼비아 산 원두를 마신 것처럼 눈물나는 노력이라도 한다.

그런데 그런 여자들을 우롱하는 부류는 방위출신들이 대부분이다. 이 방위들은 거의 뼈대(?)있다는 집안에서 대물림으로 태어난다. 그러함에도 그들은 정상적인 군대를 갔거나 절도 있는 생활을 한 남성과 걸음걸이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사관생도들은 멀리서 봐도 몇 학년인지 파악이 된다. 그들이 입학해서 처음 하는 일은 걸음걸이 연습이다. 재식훈련과 분열로 동료간에 호흡을 맞추면서 삐틀어진 몸을 바로 잡아간다. O형 다리는 혁대로 묶어 잠을 잔다.

사극을 보면 알겠지만 걸음걸이는 바로 신분을 나타낸다. 촐랑거리는 내시의 걸음이 군대 간부나 회사의 중역과 같을 수 있겠는가. 따라서 방위들은 어딜가나 특별한 표가 나게 되어있다. 나는 강남역 바글바글한 남여 사이에서 방위출신을 95%±표준오차 5%로 골라 낼 자신도 있다.

ㅎㅎ 이쯤되니 과거부터 방위에 딸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 않는가. 정말 방위가 '좆도 방위'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성들, 특히 된장녀들은 잘 가려 보아야 할 것이다. 된장녀라는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남성을 골랐는데 방위출신이면 모든 것이 허사로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빽으로 줄로 돈으로 출세했다는 남자 만나거든 꼭 물어 봐라. "너, 방위지?"라는 한마디가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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