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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칼럼] 연작(燕雀)과 봉황(鳳凰)

seoulpost서울포스트 2007. 2. 24. 20:38
[칼럼] 연작(燕雀)과 봉황(鳳凰)
시사정치경제 유머와 위트
고일남 논설위원 (기사입력: 2007/02/20 22:54)

우리나라 속담에 '연작이 어찌 봉황의 깊은 뜻을 알리오'가 있다. 부시 미국대통령의 6자회담합의 강행에 대해 네오콘들이 반발하자 부시가 혼자 한 말이다. 이라크문제가 진흙탕에 빠져 있는데 이란핵문제까지 해결해야 하는 마당에 북한문제는 시간을 두고 풀자는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북한을 적극 지원하고 또 그들이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줘도 남는 장사라고 발언하자 국내언론들이 전략적 실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대북협상력이 떨어지고 에너지부담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노무현대통령이 누구인가?작전과 전략의 고수이다.비상한 아이큐와 아이디어로 중무장하고 있다.그냥 실수로 한 말이 아닐 것이다.몇 수 앞을 내다보고 한 말 일 것이다.

생각해보라. 북한이 어려운 경제 때문에 신라의 경순왕과 같이 남한보고 맡아 달라고 했다고 하자. 즉 지금 무조건 흡수합병하여 남북통일을 하여 달라고 통큰 요청을 해왔다고 하자. 거절할 수 없다. 그러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하고 혼란이 수반되겠는가 말이다. 그러니 지금 북한이 요구하는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당장 통일하지는 않아도 남북정상회담을 흔쾌히 수락한다고 보자. 서울이나 제주도 또는 경주에서 남북정상이 만나 우리끼리 잘해보자고 합의하고 양측이 군축을 하기로 한다면 얼마나 남는 장사냐 말이다. 귀한 젊은이가 전방에서 썩지 않아도 된다. 또 컨추리리스크가 줄어들어 국가신용도가 높아질 것이고 무디같은 국가평가기관은 앞다퉈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다. 차입스프레드가 줄어들어 국익이 늘어나고 외국의 직간접 투자가 늘어나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다. 아이 좋아라.

또 있다. 남북정상회담후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높아져 정권재창출에 성공하면 그동안 공약으로만 내세운 선진복지국가건설이 현실화 될 것이다. 모두 잘 사는 평등사회가 도래하니 범죄도 줄어들고 아까운 미모의 탈렌트들이 자살하지 않아도 된다. 아! 지상천국이 도래하겠구나.

모두 좋은 차와 요트에 별장을 갖고 대학교까지 무료교육이 실시된다.자녀교육이나 노후문제가 없으니 서울에서 돛단배를 타고 운하따라 며칠 지내다보면 어느덧 부산에 도착한다. 부산에서 페리호를 타거나 지하터널을 이용하여 일본에 도착하여 온천욕을 하고 게이샤와 술한잔하고 며칠 쉬다가 열차페리편으로 중국에 가서 발 마사지받는다. 오래 사는 것이 남는 장사가 되는 시대가 도래된다.

▣ 논설위원 교수 고 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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