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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시론>고건의 희망연대, ‘희망한국’의 청량제가 되길!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8. 9. 16:55
<시론>고건의 희망연대, ‘희망한국’의 청량제가 되길!
생활정치 정착의 신선한 도전이나 대중성이 미약하다
양재헌 시사평론가 (기사입력: 2006/08/07 10:02)

고건 전 총리가 주도하는 희망연대가 "생활정치의 정착으로부터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모색하기 위한 희망연대를 공식 발족할 것"이라며 8.28일 발기인 총회를 공식 선언하고 창립준비위원 명단을 공개했다. 희망연대는 ▶생활현장에서 희망의 불씨 찾기▶희망 키우기▶희망한국 의제 만들기▶새정치 찾기 운동 등 네 가지 운동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고 한다.

고건 전 총리는 비정치인 일반국민들 중심으로 국민운동 성격의 정치 소비자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위의 ‘희망연대’ 선언은 이러한 고건식 창조적 실용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국민의 피와 땀이 얼룩진 일선 현장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연대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정책 어젠다를 개발하고 ‘희망찿기’를 본격화 하겠다는 구체적인 의지표명으로 해석이 된다.

장고를 거듭하던 고건 전 총리가 드디어 장외시장에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고통 받는 국민 대중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메신저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습이 어떠한 형태가 될 것인지는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구태정치와 이전투구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는 새로운 한국정치를 개척하는 신선한 도전으로 기대를 모으게 하고 있다.

그것은 고건발 희망연대가 시작부터 여느 대권조직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띠고 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대권조직은 대권주자의 측근에 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주도하는데 비하여 희망연대는 철저히 측근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있다. 심지어 현역 국회의원들까지도 일정한 거리를 두게 함으로써 원망 섞인 질타를 받으면서도 변함없이 비정치인 일반 국민들을 중심으로 하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신선함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그만큼 상장전의 행보에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기 위한 신중함도 엿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감정정치, 부패비리정치, 패거리정치로 상징되는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일선 생활현장에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정착시키겠다는 고 전 총리의 결연한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새로운 정치실험인 희망연대가 국민조직으로서 대중성을 확보하고 조직적인 성공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다음 두가지 점에서 다소 미흡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첫째, 조직력과 활동력을 겸비한 일선 사령관급 리더들의 확보다.

‘꿩 잡는 건 매’라는 속담도 있듯이 대중조직의 관건은 일선에서 왕성한 조직력과 활동력을 가지고 국민들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일선 사령관급 리더들의 확보가 필수적인데, 비정치적인 인물들로써 그만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얼마만큼 확보를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기존의 대권조직들은 정치적 중간보스들이 각 지역에 딱 포진하여 크고 작은 군단을 거느리고 있어서 그 추종세력들이 상당한 대중동원 능력을 갖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일정부문 여론형성의 전위대 역할까지 수행을 하는 능력을 발휘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확보했던 것이 보편적이었다. 바로, 시작부터 대중성과 조직력을 확보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희망연대는 이러한 대중성과 조직력을 겸비한 정치인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러한 능력이 빈약한 비정치적 인사들로써 주류를 이루다 보면 대중성에 있어서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 자명하다.

비정치적 엘리트와 오피니언 리더들은 자기 전문분야에 치중하고 자신의 머리를 빌려 주는 데는 훌륭한 능력을 발휘 할 수 있을지라도, 조직력과 활동성에 있어서는 많이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기인 인선기준이 까다롭고 발기인수가 현격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호사가들이 희망연대 발기인 총회가 계속 연기되는 이유를 들어 벌써부터 예상외로 인물영입이 여의치 않아 고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방아를 찧고 있고, 7.26 재보선에서 민주당 조순형의원의 당선으로 정계개편의 추가 고건에서 조순형으로 옮겨 붙었다고 ‘고건 흠집내기’에 몰입 하고 있다.

언론이 꼭 고건 전 총리에게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이다.

더욱이, 희망연대는 고 전 총리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미래와 경제와도 별반 차별화가 되고 있지 않다. 목표점이 경제정책을 지향하는 미래와 경제나희망찿기를 지향하는 희망연대가 궁극적으로는 경제정책 어젠다로 귀착점이 같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그렇고, 희먕연대 창립준비위원 명단을 봐도 참여인사들 성향이 미래와 경제의 인사들과 엇비슷하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러한데다 발기위원은 창립준비위원을 포함하여 약 100명 정도를 인선한다고 하니 오히려 발기인 규모면에서는 미래와 경제보다도 더 왜소하게 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인선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다.

왜냐하면, 바로 그 미래와 경제가 고건 전 총리가 발기인으로 참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조직력이나 활동적인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였고 대중성 확보에도 실패한 것은 그저 가볍게 지나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의도와는 상관없이 소수 엘리트주의 함정에 빠져 엘리트들의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즉, 다양한 계층의 인사영입에 실패를 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정책 개발에 있어서의 엘리트들은 절대적이지만, 조직과 대중성은 필드 플레이에 익숙하지 않고서는 결코 책상머리에 않아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와 경제와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 희망연대의 전도가 염려가 되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 하는 대중조직을 건설 하겠다고 한다면 차떼고 포떼고 순수혈통만을 고집해서는 연목구어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다소 헐렁하더라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어깨동무를 하고 모든 국민이 부담없이 참여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릇을 만들어야 한다. 지도자의 호불호를 가려서 승선을 시키는 인상을 보이는 것은 시작부터 성골 진골을 가리는 것 같아 썩 좋은 징후가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전 국민을 상대로 희망연대 창립을 선포하면서 발기인을 100명만 뽑는다고 하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가 힘든 것이다. 계속되는 발기인 총회 연기를 언론이 곱게 봐주지 않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이다.

어차피 지금 인선을 하고 있는 100여명의 명단도 구시대 정치권과는 일정거리를 유지하고 있는 인사들이라면, 국민들의 눈에 낯설기는 매 한가지 일 텐데 고건 전 총리의 호불호에 따라 참여인사를 가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과거 이회창총재의 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터라고 생각이 든다.

따라서, 희망연대가 대중성 확보와 조직력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미래와 경제를 비롯하여 친 고건 조직을 대대적으로 통합시키고, 발기인도 친 고건 인사들을 비롯해서 각 지역의 오피니언 리더, 전문가, 노동단체, 사회운동단체 인물들을 대거 영입해서 가능하면 1,000명 이상으로 확대시키는 것이 국민운동에 걸맞는 규모의 희망연대를 탄생시키는 첩경이 되리라고 본다.

▣ 시사평론가 양 재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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