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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칼럼>사 표 (師表)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8. 9. 16:56
<칼럼>사 표 (師表)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본보기는 누구란 말인가
심천 자유기고가 (기사입력: 2006/08/07 14:29)

환경과 학습
갓 태어난 한국의 갓난 아이를 불란서 가정에서 기우면 불어만 할 줄 알고 아랍 가정에서 키우면 아랍어 만 할 줄 안다. 아무리 순수 한국의 혈통이라 하더라도 한국말은 전혀 할 줄 모르게 된다. 이와 같이 언어 습득을 비롯하여 행동, 사고(思考), 사상(思想까지도 환경의 지배를 받기 마련이다.

※ 서울포스트 자료사진
우리 세대를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들 한다. 일제치하, 해방, 좌우익의 극심한 대립과 6.25, 4.19, 5.16, 10.26, 12.12, 5.26 등등 숱한 고비와 변혁을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보다도, 우리세대는 부모님들께는 절대 복종했으면서도 자식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더욱 한탄스러운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자업자득이랄까 거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어릴 적에 엄한 부모 슬하에서 꼼작 못하며(?) 자라왔다. 너덧 살이 되어 말을 자유롭게 할 때 즈음에는 부모님들과 어른들에게 깍듯이 경어를 써야 했고, 예의에 벗어난 행동은 절대로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자식들을 어떻게 키웠는가? 우리가 어른들로부터 너무 심하게 당했다고 생각하고, 우리 자식들은 마음껏 풀어놓고 키웠다. 그래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자식들이 아직도 우리를, ‘아버님’, ‘어머님’이 아닌, ‘아빠’ ‘엄마’라 부른다. 젊은 새댁들은 아버지도 ‘아빠’ 남편도 ‘아빠’다. 남편은 ‘아빠’에서 ‘자기’로, 또 요즈음은 ‘오빠’로 바뀌었다. 예의 같은 것은 오래 전에 실종되어 버렸다.

그 결과, 우리는 부모님의 은혜에 감읍하며 효를 다하는 반면, 우리 자식들은 부모에게 여전히 반말을 해 대며 부모를 우습게 여긴다. 얼마 전에, ‘바른 생활 실천 모임’인가 하는 단체에서, 자식들을 잘못 키웠다며, 스스로 종아리 맞는 행사를 가진 적이 있다. 뒤 늦게 후회해야 무슨 소용인가! 이제, 우리 3세대들에게 만은 경어를 쓰고 예의를 다하도록 해야 우리와 같은 불행한 세대가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고건은 결코 좌익일 수가 없다
효나 예의뿐 아니라 사고방식이나 사상형성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보자.
J신문 논설주간 Y씨. 그의 부친은 6.25 당시 모 대학 학장이었다. 해방 전후 이땅의 대부분 지식인들이 그러하듯 그분도 골수 공산주의자 였다.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이땅의 지식인들! 이들에게 ‘부자도 가난뱅이도 없이 다 같이 잘사는 공산주의 독립국가’ 건설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는 이상주의가 아닐 수 없었다. 여기서 분명히 밝혀둘 것이 있다. 이들 지식인들은, 공산주의가 뭔지 자본주의가 먼지 전혀 관심도 없는 상태에서 오직 구 소련군의 막강한 힘을 등에 업고 북한정권을 세운 꼭두각시 김성주(김일성으로 사칭)와는 민족을 생각하는 기본 자세부터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Y학장이 공산주의자였다는 것은 그가 6.25 때 월북(납북?)하면서 드러났다. 그의 아들 Y씨는, 그로부터 수 년이 지나서, 자기 부친이 학장으로 계시던 바로 그 대학에 들어갔다. ‘민족비교연구회’라는 동아리 모임도 가졌었다. 5.16 혁명이 일어나고부터 그는 오랜 세월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고 풀려난 후에도 나이 마흔이 다 되도록 취업도 할 수 없었다. 다시 세월이 흘러 천신만고 끝에 J신문 논설위원이 되었다. 그러나, 그의 논설 어느 한 구석에서도 좌익 냄새조차 나지 않았다. 좌익정권이 들어선 지금도 그는 철저한 우익 인사다. 그의 부친 Y학장이, 당시 초등 학생이었던 그에게 공산주의 ‘공’자도 언급한 일 없이 오직 바르게만 키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한가지, Y씨와 동 시대 인들에게는 좌익과 접할 기회도 환경도 전혀 조성된 바가 없었다는 점이다.

김 대중, 노 대통령에게는 좌익(서적)과 접촉할 기회가 있었을지 모른다. 아니면, 군사정부에 격렬히 저항하던 시대적 환경이 접촉을 강요했을 수도 있다. 386세대도 마찬가지다.

이들에 비해, Y씨와 동기 동창인, 고 건에게도 좌익과 접촉할 필요성도 없었고 그런 환경도 조성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는 우익인사 밑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가 좌익사상을 가질래야 가질 수가 없는 것이다. 북 핵 문제가 대두된 시기, 미 국무성 초청으로 그가 방미했을 때, 그는 분명히 밝혔었다. ‘대북지원은 북 핵 문제와 연계 시켜야 한다’고.

다만, 그가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 사상과 관계없이 아직도 호남의 맹주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DJ와 등을 질 수 없는 상황이며, 또한 그의 실용주의 사상은 좌 우익을 아울러 산하에 포용할 수 있을지언정 그 자신은 결코 좌익사상을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환경에서 자란 것 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가 자라던 시절에 사표(師表)가 될만한 인사들은 거의 대부분 우익 인사들이었다.

누가 이 시대 사표가 될 만한 인물인가?
역사적인 인물들은 논외로 하고 라도, 고 건이 자라던 시절에는 사표가 될 만한 기라성 같은 인사들이 있었다. 우선, 서 재필, 안 창호, 이 승만 등 독립운동을 하던 민족 지도자들, 김 구, 김 규식, 이 시영, 등 임정 요인들, 여 운형, 장 덕수, 송 진우 등 국내 지도층 인사들, 안 재홍, 조 소앙, 신 익희, 조 병욱 등의 정치가들, 하다 못해 당시 민주당 원내총무 조 재천 같은 이도 우리에게 민주사회 건설에 대한 비젼을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암울하던 시대에 우리에게 희망을 주던, 서울대 박 종홍 교수, 함 석헌 선생 등 사상가들도 있었다. 이 태영 여사 같은 여성 선구자들도 우리에게 꿈을 심어 주었다.

시대상황이 미래를 만든다. 그런데, 오늘날 자라나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사표가 될 만한 인물은 과연 누구누구란 말인가?

▣ 자유기고가 심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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