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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스트] <칼럼>소프트웨어 ‘인내와 목적’, 하드웨어 ‘희망과 꿈’ |

seoulpost서울포스트 2006. 8. 19. 14:05
<칼럼>소프트웨어 ‘인내와 목적’, 하드웨어 ‘희망과 꿈’
프로방스 숲 이야기.... 한 사람의 힘으로도 큰일을 이룰 수 있다.
나요셉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06/08/18 16:11)

▲ 서울포스트 자료사진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별>에도 ‘프로방스의 양치기 이야기’가 나온다.
“뤼브롱 산 위에서 양을 지키고 있을 무렵, 나는 사람 그림자 하나 구경 못하고 몇 주일을 목장에서 혼자, 개 라브리와 함께 지냈다. 가끔 몽 드뤼르 산의 은자 (隱者)가 약초를 구하러 이곳을 지나는 모습을 보거나 고작 삐에몽의 숯 굽는 사람들의 새까만 얼굴을 볼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고독에 젖어 말이 없고, 소박한 사람들이라 이야기하는 흥미를 잃어버려 아랫마을이나 읍내에서 떠돌고 있는 소문을 전혀 알지 못했다.”

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동부의 옛 지방 이름이다. 론강 하류에서 알프스산맥에 이르는 지역으로, 현재의 알프드오트·알프마리팀·오트알프·부슈뒤론·바르·보클뤼즈의 6개 주가 포함된다. 론강 하구 카마르그지방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이 산지이다. 동부에 잇닿은 이탈리아 국경 해안에는 알프스가 솟아 있고, 지중해 연안에는 오래된 산맥이 있으며, 내륙에는 방투산·생빅투와르산 같은 석회암산이 있다.

이렇게 프로방스는 인적이 드문 곳이었고 거친 땅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프로방스는 나무가 무성한 숲으로 이루어져있다. 어떻게 그렇게 됐을까? 그것은 한 사람의 노력 때문이었다. 격려나 후원도 없이 오직 숲을 만들겠다는 한 가지 목적만을 가지고 있던 목동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그 이야기는 이렇다.

한 여행자가 아주 황폐한 프로방스 지역을 방문했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리 나무와 물이 없는 절망의 땅이었다. 그때 한 양치기의 모습이 보였다. 그 목자의 이름은 엘제아르부피에. 그는 30마리의 양과 함께 그곳에서 살고 있었다. 목자는 입을 굳게 다문 채 무언가를 열심히 심고 있었다. 그것은 도토리였다. 그는 폐가에서 양을 돌보면서 하루에 100개씩 도토리를 심었다. 그의 이런 작업은 3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절망의 땅을 숲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런 아무도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여행자는 군인이 돼 우연히 예전의 그 황폐했던 땅을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은 아름다운 숲으로 변해 있었다. 엘제아르부피에가 그동안 심어놓은 자작나무, 밤나무, 갈참나무가 절묘하게 어울려 환상의 숲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곳이 바로 남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프로방스 지방이다. 한 사람의 헌신과 쉬지 않는 ‘희망 심기’가 ‘숲’이라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인내와 목적”이라는 소프트웨어와 “희망과 꿈”이라는 하드웨어가 조화를 이루면 예기는 달라진다. 반대로 능력 있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도 “인내와 목적”, “희망과 꿈”이 상실되면 큰 열매를 거둘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희망은 잠자고 있지 않는 인간의 꿈이다. 인간의 꿈이 있는 한 이 세상은 도전해 볼만하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꿈을 잃지 말자 꿈을 꾸자. 꿈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사람에겐 선물로 주어진다.”라고 말했다.

프로방스의 숲 이야기는 한 인간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말해주는 증거다. 그것은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기도 하다. 동물에게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없다. 본능이라는 ‘1세대 칩’만이 있다.

목적을 가진 인간은 위대하다. 무엇인가를 향해 걸음마를 시작한 당신에게 격려를 보낸다. 당신이 ‘인내와 목적’ 그리고 ‘희망과 꿈’을 놓치지 않는 한은 무엇인가를 이루게 될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더라도 언젠가는 숲을 만드는 거인이 될 것이다. 쉬지 말고 달려가라.

▣ 칼럼니스트 자유기고가 나 요 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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