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포스트 지는 한국을 ‘알 수 없는 모순 덩어리’로 보고
있다.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은, 비 서구권 나라 중에서 가장 미국적이면서 반미의 보편적 정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반미를
외치며 자식들은 미국유학을 시키는 이상한 나라. 이것이 미국이 한국인을 보는 시각이다. 한국형 모순의 극치는 북한 핵 문제다. 당연히 제일
긴장할 것으로 생각한 한국이 너무나도 느긋하기만 하다. 약 3년 전 일이다.
지금 시각은 어떤가?
“. . . 마치
몽유병자 같다. 몽환적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한국을 보고, 미국이 경악하여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을
때, 아시아 타임스가 대신 빗댄 글이다. 온 세계가 난리법석을 떨고 있는데도 너무나 평온하다는 것이 이상한 모양이다.
수 년 전
로버트 쌔뮤얼은 그의 칼럼에서 “미국인의 분노를 초래하지 마라”며 이렇게 썼다. 미국에 대한 건전한 비판은 받아 들일 수 있다. 문제는 일부
나라에서 자행되고 있는 반미 선동행위다. 이런 나라의 경우 backlash(반격)를 각오하라는 것이다. 한국의 반미를 배은망덕 행위로 보고 있는
것이다. 좀 지나치긴 하지만, ‘미국인가, 북한인가’ 하나를 선택하라고, 리처드 앨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칼럼을 쓰기도 했다. 우려를 넘어서
반한 기류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배은망덕 1등상은 한국이다.”..“한미 양국 관계가 역사적 망각상태에 빠졌다.”
강 정구 발언과 맥아더 동상 철거 문제가 불거졌을 무렵 미국이 쏟아 낸 소리들이다. 평택에 미군기지 설치 반대, 광주 패트리어트
미사일 기지 철수요구에 이르러서는 미국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반한(反韓)을 넘어 한국을 혐오하는 지경이다. 화를 내다 못해 이제는 냉소와
조롱도 서슴지 않는다.
“ . . . 어찌 되었든, 정치범 수용소를 설치하여 수백만의 자유를 빼앗고 수많은 사람들을 굶겨
죽였는데도 불구하고 김 정일은 여전히 한국인의 눈에 사랑스러운 존재인 모양이다. 다행히 미사일 실험을 했을 뿐 전쟁 도발은 아니지 않는가! .
. .”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하여, 북한이 아니라 일본을 전쟁도발 세력으로 규탄하고 나선 한국정부를 겨냥해, 케이토(CAITO) 연구소의
덕 밴도가 쓴 글이다. 미국은 이제 한국에서 손을 떼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제일 많이 실패했다’는 통일부 장관의 발언이 뭐가 잘못 됐느냐?’고. 정부 고위 인사가 맹방을 향하여 이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두 가지
뿐이다. 다른 중대한 현안 교섭 중, 상대방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외교적으로 한방 먹이고 싶을 때, 아니면 맹방과 관계를 끊고 싶을 때.
어느 경우이던, 미국인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졌다. 이러다가는 교포 노릇도 못해먹는 것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 자유기고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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